벌초(伐草) 다녀왔슴다.

2011/09/05 19:08

일본에서 돌아온 후 어르신들께 제대로 인사도 못드려서, 정식으로 한번 내려갔다 와야지 싶었는데 결국 마음만으로 끝나고, 귀국 후 근 1달, 벌초날이 되어서야 시골로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민족의 명절 한가위가 다가오면, 추석을 시골에서 쇠든 서울에서 쇠든 그 전 주쯤에 한 번 내려가 우리 산소와 문중 선산을 친척들과 함께 벌초하는 것이 우리의 약속입니다. 우리 큰 아버지가 몇대 안에서는 종손이라서, 가까운 남자 친척들의 사정을 확인하고 날짜를 잡은 것이 9월 3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는 큰 약속 없는 남동생, 시골에 인사를 드려야 할 저, 집혼자 남기 싫은 어머니까지 네 식구가 모두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새벽 일찍 짐을 싸 출발했지만 역시나 같은 날을 잡았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지라 길은 
무시못할 정도로 벌초 행렬로 길이 꽉 막혀있었습니다. 평소라면 세시간 여에 도착했을 길이 너댓시간이 되어 우리 산소에 도착한 시간에는 기다리다 못해 큰아버지가 혼자 벌초를 시작한 다음이었습니다. 예초기로 웃자란 풀을 다듬는 큰아버지와 손에 낫을 들고 예초기가 들어가지 않는 곳의 풀을 다듬는 막내 작은 할아버지. 뒤늦게 합류한 우리 가족의 할 일은 갈퀴로 잘려진 풀을 긁어모아 수풀 속에 버리는 것 뿐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벌초 풍경입니다. 잘 보시면 아무것도 안하고 멀뚱히 서서 아버지 일하는 걸 구경하는 제가 보입니다. photo by namimami


어느 정도 벌초가 진행 될 즈음, 큰 아버지가 휴식 선언을 하시며, 시내에서 밥을 사먹은 후 선산으로 벌초 하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선산과 곳곳에 떨어진 선조들의 묘를 돌며 벌초를 하기 위해서 잡은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바지런히 움직여, 벌초 중이었던 우리 산소의 묘들은 잠시 내버려 둡니다.

 

 급한 식사를 마치고선 종파 소속의 산소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거기서부터는 친척 할아버지(혹은 증조할아버지뻘 이상도 되시는 젊은 분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돌며 옹기종기 모인 산소들을 벌초합니다. 종파 선산은 담당으로 해주시는 분이 계시다고 들어서, 이번에는 부분부분 떨어져 있는 선조분들의 묘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눈치보면서 살랑살랑 일을 피하던 저는 본격적으로 도망을 다니기 시작하지요. .....벌레가 싫었을 뿐이지만, 그 전주 하루 밤 새 일고 여덟군데를 물리고 나니까 모기 기피증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열사병 걸릴듯한 차안에 남아서 어르신들을 기다렸습니다. 벌초가 후손의 정성을 표현하는 일이니 저는 정말 못된 손녀입니다. ...전 당당하게 못된짓을 했을 분입니다!


 
종파 소속의 묘들을 전부 손 본 다음에는 시내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제 경우는 시제 등의 큰 일은 전부 땡땡이 치는 편이라 일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친척 어르신들과는 거기서 마지막이 되었고, 그 대로 우리 가족과 큰아버지는 근처에 있는 시골집으로 향했습니다.
 ㅅ의 시골 집은 지금 비어있습니다. 젊은 시절 이후 계속 서울 생활 하시던 할아버지께서, 자식들 다 자리잡자 고향 돌아가시겠다 하여 내려가셨지만, 그 후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 다 돌아가셔서 한번 개보수를 거쳐 반 현대식으로 되어있는 한옥집은 지금 사람이 없이 을씨년한 상태입니다. 물론 몇주에 한번 아버지 형제들 가족이 번갈아 내려가(주로 큰아버지 가족이 내려가시는 것 같지만)고, 같은 담 안에 있는 별채에 사는 가족들이 시골 집 사정을 봐준다고 하지만 사람의 훈기가 없는 집은 빠르게 나이를 먹는 것 같습니다. 제 귀국 직전의 큰 비에 이불장이 흠뻑 젖어 그 뒷처리도 아직 하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사람이 없는 집이 급격히 나이를 먹는 걸 보면서 더 자주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실제로 행동에 옮기려면 돈도 시간도 필요하니 아직 한달 넘게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몸으로서는 부담이 되지만, 마음만이라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촬영 및 편집에는 어머니가 수고해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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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전 짧은 여행 준비중입니다. 

현재는 숙소를 쿠라시키 호텔 1일, 히로시마 게스트하우스 2일 해서 3일만 예약해뒀고 나머지는 흐르는대로 ㅎㅎ 하려고 생각중입니다. 의외로 여기저기서 여행후기 읽어보니 당일 역사 도착해서 역 앞의 인포메이션센터에서 호텔을 찾는 것도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얼마 거리, 예산 얼마, 어떤 환경 이런식으로도 찾아준다는듯. 

페북이나 트윗 통해 주변으로부터 추천 여행지 받고 있는데, 성과는 그닥 시원찮습니다 ㅎㅎ 

7월 31일  맨션 관리자 면담, 쿠라시키로 이동(청춘18티켓이용) 
7월 31일  숙소 : 쿠라시키
8월 1일  쿠라시키 미관지구, 미술관  관광, 히로시마로 이동(청춘18티켓이용)
8월 1일  숙소 : 히로시마
8월 2일  히로시마 관광
8월 2일  숙소 : 히로시마
8월 3일  미야지마 관광, 시코쿠로이동(청춘18티켓이용) 
8월 3일  숙소 : 미정
8월 4일  친구들과 합류, 시코쿠 관광
8월 4일  숙소 : 미정
8월 5일  이후 일정 미정
8월 5일  이후 숙소 미정


어느날 낮까지 관광하고 그날 저녁 배로 한국행할건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돈 되는 대로 시간 되는 대로 정처없이 떠돌겠다고 마음만 먹고 있는데... 잘 되려나 모르겠네요 -ㅁ-)/


이사 관련 남은 일들? 

1. 맨션 가스 앤드 수도 해지 아직임
2. nhk 시청료 완납/ 해지 신청 완료
3. 인터넷 - 해지 신청완료
4. 맨션 계약 해지 - 신청완료
5. 한국에 보낼 짐 - 산더미(갖고온 옷이지만)
6. 가구 등 살림 짐 - 넘길 사람 찾음. 살림 옮길 운송차량도 그쪽이 준비하기로

..또 뭐있지?

7. 한국 가면 구직활동 해야 함 .... 돌아가면 나이 스물 아홉의 백수네요... 우와 글렀다.....





......그리고 인간의 게으름은 어딜 가도 바뀌지 않는다는게 결국 지난 10개월간의 포스팅 성적으로 밝혀졌슴다. K언니 마음껏 실망하셔요...... 나도 날 매우 칠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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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사진 잔뜩 올려놓고 다보면 용자라고 써놓은 주제에
........제대로 다 올라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조차 안했던 바보의 블로그에 어서오세요


한두장이 아니라 설명을 다시 달기 귀찮으니까 그냥 설명은 생략하겠음

히고바시 근처, 오사카부중앙도서관 야경사진
코스모스퀘어역 주변 야경사진
오사카항 텐포잔 근처, 카이유칸 램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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